다낭성난소증후군(PCOS)은 가임기 여성에게 흔하게 발생하는 내분비 질환으로, 생리불순, 여드름, 체 증가, 다모증 등 다양한 증상을 유발합니다. 여성의 약 10명 중 1명꼴로 나타날 만큼 흔하지만, 증상이 다양하고 개인차가 커서 질환을 인식하지 못한 채 방치되는 경우도 많습니다. 조기 진단과 생활 습관 개선, 필요시 적절한 약물 치료를 통해 증상을 완화하고 협병증을 예방할 수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PCOS의 대표적인 특징과 국제적으로 널리 사용되는 진단 기준, 그리고 일상에서의 관리 및 치료 방향까지 상세히 알아봅니다.
다낭성난소증후군 주요 증상 한눈에 보기
다낭성난소증후군은 다양한 증상이 복합적으로 나타나는 질환입니다. 가장 대표적인 특징은 배란 장애입니다. 배란이 원활하지 않으면 생리 주기가 길어지거나 불규칙해지며, 심한 경우 몇 달씩 생리를 하지 않는 무월경 상태에 이르기도 합니다. 일부 여성은 생리는 하지만 실제로 배란이 일어나지 않는 무배란성 생리를 경험하기도 합니다. 호르몬 불균형으로 인해 여성의 배란 기능과 생식 건강에 영향을 미치는 질환입니다. 두 번째 특징은 남성호르몬 수치 증가, 즉 고안드로겐혈증입니다. 이로 인해 여성임에도 불구하고 얼굴이나 턱, 가슴, 복부 등 남성형 부위에 털이 많이 나거나, 여드름이 심하게 발생합니다. 특히 턱과 입 주변에 집중된 여드름은 PCOS의 흔한 신호일 수 있습니다. 세 번째 특징은 난소에 여러 개의 미성숙 난포(물혹)가 존재하는 것입니다. 초음파 검사에서 양쪽 난소에 지름 2~9mm 크기의 작은 난포가 12개 이상 관찰되거나, 난소의 용적이 증가한 경우 '다낭성'으로 진단됩니다. 다만, 초음파상 물혹이 관찰되지 않더라도 배란 장애나 남성호르몬 이상 등의 증상이 있다면 PCOS일 수 있으므로, 단순히 물혹 유무로 판단해서는 안됩니다. 이처럼 PCOS는 여성마다 증상이 다양하게 나타나며, 일부는 생리만 불규칙할 뿐 다른 증상이 거의 없기도 합니다. 따라서 스스로 증상을 무시하거나 단순한 생활 스트레스 탓으로 넘기지 말고, 반복되거나 장기화된다면 병원을 찾아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것이 중요합니다.
PCOS 진단 체크 포인트 3가지
PCOS는 외형상 증상만으로는 진단이 어려워, 국제 진단 기준인 로테르담 기준(Rotterdam Criteria, 2003)을 기반으로 평가됩니다. 이 기준에 따르면, 다음 세 가지 조건 중 두 가지 이상에 해당되면 PCOS로 진단할 수 있습니다. 첫째, 희발배란 또는 무배란입니다. 이는 생리 주기가 35일 이상이거나 생리를 아예 하지 않는 경우를 포함합니다. 배란이 정상적으로 이뤄지지 않으면 여성 호르몬의 균형이 무너지고, 난임의 원인이 되기도 합니다. 둘째, 고안드로겐혈증입니다. 혈액검사에서 남성호르몬 수치가 기준치 이상으로 높게 나오는 경우, 또는 임상적으로 여드름, 다모증, 탈모 등의 뚜렷하게 보이는 경우 해당됩니다. 셋째는 초음파상 다낭성 난소 구조입니다. 난소 내에 12개 이상의 작은 난포가 보이거나 난소의 크기가 증가하면 해당됩니다. 이 중 두 가지 이상이 충족되면 PCOS로 진단할 수 있으며, 단순한 생리불순과는 구분됩니다. 중요한 점은 유사 증상을 보일 수 있는 다른 질환을 배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갑상선 기능 저하증, 고프롤락틴혈증, 쿠싱증후군 등도 생리불순과 호르몬 이상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정확한 진단을 위해 혈액검사, 호르몬 검사, 초음파 검사 등 복합적인 검사가 필요합니다. PCOS 진단은 반드시 산부인과 전문의의 진료를 통해 이뤄져야 하며, 자가진단만으로는 위험할 수 있습니다.
PCOS, 완치는 없어도 관리 가능합니다
PCOS는 아직 완치 방법은 없지만, 적극적인 생활습관 개선과 약물치료를 통해 증상을 조절하고 합병증을 예방할 수 있습니다. 가장 먼저 권장되는 것은 체중감량입니다. 체중의 5~10%만 줄여도 배란이 회복되고, 생리 주기가 정상화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인슐린 저항성이 PCOS의 주요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되기 때문에, 식단 개선과 운동은 매우 중요합니다. 고탄수화물 식품을 줄이고, 식이섬유와 단백질 위주의 균형 잡힌 식단을 유지하는 것이 좋습니다. 또한 규칙적인 유산소 운동과 근력 운동을 병행하면 인슐린 저항성 개선에 효과적입니다. 약물치료는 경구 피임약이 가장 일반적으로 사용됩니다. 이는 생리 주기를 조절하고, 여드름이나 다모증 같은 외형적 증상을 개선하는데 효과적입니다. 그 외에 인슐린 감작제(메트포르민)는 혈당 조절뿐 아니라 배란을 유도하는 효과도 있어, 체중 감량이 어려운 경우나 임신을 원하는 경우 사용됩니다. 여드름이 심하거나 다모증이 심각할 경우에는 피부과 또는 내분비내과와의 협진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치료보다 장기적인 관리 습관을 정착시키는 것입니다. PCOS는 시간이 지나면서 제2형 당뇨병, 고지혈증, 고혈압, 자궁내막증식증 등으로 이어질 수 있어, 증상이 가볍더라도 방치하지 말고 정기적인 검진과 꾸준한 생활 관리가 반드시 필요합니다. 임신을 계획하고 있다면, 난임 클리닉과 연계한 배란 유도 치료를 고려해 볼 수도 있습니다.
다낭성난소증후군은 단순한 생리불순이나 여드름 이상의 문제로, 여성의 삶의 질과 건강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질환입니다. 초기에는 자각하기 어려울 수 있지만, 반복적인 증상이나 생리 변화가 있다면 반드시 산부인과 진료를 통해 정확한 원인을 확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다행히도 PCOS는 조기에 진단하고 꾸준히 관리하면 증상을 완화하고 건강한 임신도 충분히 가능하므로, 자신의 몸에 대한 관심과 관리는 선택이 아닌 필수입니다.